
<미래의 길을 묻고 답하는 대통령의 자리가 되길 바랍니다>
이재명 후보님의 대통령 당선을 축하드립니다. 인수위 절차 없이 대통령 임기를 시작하기 때문에 어깨가 매우 무거울 것입니다.‘지금은 이재명’이라는 선거 구호에는 여러 의미가 복합적으로 담겨 있습니다. 그 의미를 국민과 함께 실천하는 담대한 발걸음을 기대하겠습니다.
12·3 계엄 사태 이후 대통령 선거까지 참 오랜 시간이 걸렸습니다. 지난 6개월은 한마디로 광장의 시간이었습니다. 광장으로 나온 시민들이 외친 함성은 불법으로 계엄을 선포한 대통령의 탄핵이었지만, 그 안에는 새로운 나라와 민주주의 회복에 대한 열망이 함께 담겨 있었습니다. 그 열망을 돌아보면서 몇 가지 시대적 과제를 생각해 봅니다.
먼저 87년 체제를 극복하자는 사회대개혁의 목소리에 응답해야 합니다. 대통령에게 집중된 권력의 폐해들을 겪으면서 정치개혁의 요구가 매우 큰 상황입니다. 선거운동 과정에서 모든 후보가 개헌을 약속했습니다. 권력 분산과 실질적인 지방 분권을 위해 온 힘을 기울여야 할 것입니다.
민생회복이 무엇보다 중요한 상황이나 기업과 노동자가 공생하며 이익을 나누는 경제민주화가 진정한 성장입니다. 경제발전을 위해 성장과 도약의 정책이 필요하지만 분배의 정의도 중요하다는 것을 잊지 않아야 할 것입니다. 일터에서 죽는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생명보다 우선되는 이윤은 없다는 점도 분명히 해야 합니다.
모든 국민이 누려야 할 보편적인 권리인 기본권을 보장하고, 그 누구도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할 수 없도록 사람을 존중하고 모두의 인권을 보호하는 민주주의 사회를 만들어가야 합니다.
수도권 집중과 지방 소멸의 위기를 겪는 국토의 양극화는 반드시 극복해야 하고, 차별과 혐오로 갈등을 유발하는 사회적 양극화도 우리가 꼭 풀어야 할 과제입니다.
국가의 미래는 교육에 달려있습니다. 무한경쟁과 학벌중심사회, 왜곡된 능력주의도 넘어서야 합니다. 우리의 아이들이 학교에 들어가기 전부터 입시경쟁에 내몰리고, 공교육이 아닌 사교육에 의존하면서 교육불평등과 기회의 차별은 심화되고 있습니다.
입시교육과 경쟁속에서 미래를 여는 상상력은 확장될 수 없습니다. 배우는 것이 즐겁고 가르치는 일이 행복한 학교 현장을 위해 교육의 대전환이 필요하며, 이를 위해 교육공동체와 끊임없이 소통을 이어가야 할 것입니다.
국가가 교육의 공공성을 강화하고 공정성을 보장하는 가운데, 대선공약을 통해 밝힌 것과 같이 교사의 정치활동 자유를 위한 조치도 신속히 이뤄져야 합니다. 아울러 진정한 교육자치를 구현해 각 지역의 특색을 반영하고 장점을 살리는 교육과정 운영을 보장해야 합니다. 학령인구가 줄고 있을 때, 오히려 과감한 교육재정 투자가 미래세대를 위한 길이라는 것도 잊지 않아야 할 것입니다.
열세 살 소년공이 검정고시를 거쳐 법대생이 된 것은 배우고 익히는 삶의 의미를 알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인권변호사의 길을 걸으며 시민운동가로 활동한 것은 정의로운 사회를 만들고 시민주권을 실현하려는 의지였을 것입니다.
대통령께서는 선거 운동 과정에서 국민의 도구로 쓰이고 싶다는 말을 수시로 강조했습니다. 검찰개혁, 언론개혁 등 수많은 과제가 산적해 있지만 이제는 계엄 사태 이후 광장으로 쏟아져 나온 역동적인 시민들의 다양성을 품고 가야 합니다. 그들의 목소리는 여러 갈래로 나누어져 있어 우리의 미래는 더욱 다양한 색깔로 빛나야 할 것입니다.
대통령의 자리는 응답하는 자리입니다. 그 응답은 포용과 화합의 자세이며, 설득하고 조정하는 태도여야 합니다. 때로는 단죄하는 심판으로 드러나야 합니다. 대통령이 걷는 길에 더 좋은 민주주의 나라를 염원하는 국민들의 동행이 이뤄지기를 기대합니다.
임기가 끝날 때까지 지난 겨울에 울려 퍼진 광장의 목소리를 잊지 않기를 소망합니다. 다시 한번 대통령 당선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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