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정감사) "담합 전과 9범 한솔제지, 담합이 사업전략입니까?"
어제 국회 정무위원회 비금융 종합감사에서 한솔제지 한경록 대표를 증인으로 불러 반복적인 담합 행위와 현행 공정거래법의 허점을 집중적으로 따져 물었습니다.
한솔제지는 지난 30년간 무려 9차례 담합으로 적발됐습니다. 3년에 한 번꼴입니다. 담합이 이루어진 기간만 중복을 제외하고도 12년이 넘고, 그동안 부과된 과징금은 약 1,900억 원이 넘습니다.
더 심각한 문제는 담합을 주도하고도 처벌을 피할 수 있다는 사실입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최근 인쇄용지 가격담합 사건에서 한솔제지가 공동행위를 주도했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런데 한솔제지는 자진신고자 감면제도인 '리니언시'를 통해 약 1,426억 원의 과징금을 면제받았습니다. 뿐만 아니라 공정위가 20년 만에 내린 가격재결정 명령까지 면제받았습니다.
담합을 주도한 기업이 가장 먼저 신고했다는 이유로 과징금뿐 아니라 시장의 잘못된 가격을 바로잡기 위한 조치까지 면제받은 것입니다.
그 피해는 고스란히 출판·인쇄업계로 돌아갔습니다. 종잇값에 생존이 달린 영세 출판사와 인쇄업체들은 담합으로 인한 부담을 떠안았지만, 정작 담합을 주도한 기업은 빠져나갔습니다. 한솔제지는 담합 적발 후에도 영세 출판·인쇄업계에 가격 인상을 운운하는 파렴치한 행태를 보였습니다.
담합은 단순한 기업 간의 문제가 아닙니다. 공정한 경쟁을 무너뜨리고 중소기업과 소비자에게 피해를 전가하는 불법행위입니다. 과징금을 부과하는 것만으로 반복적인 담합을 막을 수 없다면, 제도를 바꿔야 합니다.
그래서 오늘, 반복 담합을 근절하기 위한 공정거래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했습니다.
무엇보다 담합을 반복하는 기업에 대해서는 지금보다 훨씬 강력한 제재가 필요합니다. 담합으로 시정조치를 받고도 10년 안에 같은 불법행위를 반복한다면, 공정위가 관계 기관에 영업정지나 사업 허가 취소 등을 요청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과징금만 내면 그만이라는 인식부터 바꿔야 합니다.
자진신고 제도도 바로잡겠습니다. 담합을 적발하기 위해 자진신고를 유도하는 것은 필요합니다. 그러나 먼저 신고했다고 해서 담합으로 훼손된 시장질서를 바로잡을 책임까지 면제해 주는 것은 잘못입니다. 과징금을 감면받더라도 가격재결정 등 시정조치는 반드시 이행하도록 했습니다.
여기에 담합에 대한 처분시효는 조사 착수 여부와 관계없이 위반행위 종료일부터 15년으로 정하고, 공정위가 입찰담합을 효과적으로 감시할 수 있도록 교육청에 대한 자료 제출과 협조 요청 근거도 보완했습니다.
핵심은 분명합니다. 담합으로 얻는 이익보다 담합으로 잃는 것이 더 커야 합니다. 불법행위를 반복하는 기업에 그에 상응하는 책임을 묻고, 자진신고 제도가 면죄부로 악용되는 일도 막아야 합니다.
국정감사에서 문제를 지적하는 데 그치지 않고, 드러난 제도의 허점을 입법으로 바로 잡겠습니다. 불공정한 거래로 피해를 입는 중소기업과 시민들의 권익을 지키고, 공정한 시장질서가 제대로 작동할 수 있도록 끝까지 챙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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