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54년 미국 오클라호마 대학 무자퍼 셰리프(Muzafer Sherif) 교수 부부가 진행한 유명한 '로버스 동굴 시험'(Robbers Cave Experiment)이란 게 있다. 셰리프 교수는 튀르키예계 미국인 사회심리학자다.
1단계: 가정환경이 비슷한 11살 짜리 남성 아이 22명을 보이스카우트 캠프에 초대하고 무작위 배정으로 두 팀으로 나눈다. 각 팀은 팀 이름을 짓고('독수리팀'과 '방울뱀팀'), 깃발과 응원가 등을 마련하고, 자신들만의 은어를 만든다. 그러면서 소속감과 단결력이 높아진다.
2단계: 두 팀에게 야구, 줄달리기 등 경쟁 활동을 시키는데, 이기는 쪽에는 상품을 주고 지는 쪽에는 아무 것도 주지 않는다('제로섬 게임'). 그러자 경쟁이 격해지고 상호 적대감이 높아진다. 예컨대, 서로에게 욕설을 하고, 상대 깃발을 훼손하고, 상대 팀 물건을 훔친다.
3단계: 두 팀에게 같이 해결해야 할 문제를 준다. 예컨대, 캠프장에 물을 끊거나, 버스를 고장나게 한다. 그러자 두 팀이 힘을 합친다.
정당과 정당의 대립, 정당 내부 계파의 경쟁은 정치 세계의 숙명이다. 그러나 '로버스 동굴 실험'이 주는 교훈은 명심해야 한다. 공동체의 지도자는 '독수리팀' 정체성이나 '방울뱀팀' 정체성만 가지고 있어서는 안된다. '3단계'를 만들어낼 수 있어야 진정한 지도자다. 나 스스로도 성찰한다.
한편, 미국 건국의 아버지 중 한 명인 제임스 매디슨이 <페더럴리스트 페이퍼>에서 갈파한 점도 여전히 유효하다. "파벌의 잠재적 원인은 인간의 본성에 심어져 있다. ...파벌의 원인은 제거할 수 없고, 오직 파벌로 인한 영향을 억제하는 방법에 의해서만 그 폐해를 줄일 수 있다. ... 이런 파벌의 위험으로부터 공익과 개인의 권리를 보호하고, 동시에 민주정치의 정신과 형태를 보전하는 일이 우리가 탐구해야 할 중요한 과제이다."(페더럴리스트 페이퍼 No. 10).
[의정일보=정다이] ujilbonews@gmai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