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투표용지가 부족했던 건 당일 본투표에서 일부 투표소에서 벌어진 일입니다.
그런데 장동혁 대표는 서울·인천·경기·울산·광주전남의 선거를 통째로 다시 하자고 합니다.
"통째로 다시 하자"는 말부터 앞뒤가 안 맞습니다.
투표는 사전투표와 당일 본투표로 나뉩니다. 둘 중 무엇을 다시 하자는 건지 따져보면 어느 쪽도 막다른 길입니다.
본투표만 다시 하면, 재선거는 관심이 떨어져 투표율이 내려갑니다. 본투표는 보수 지지층이 많이 참여하는 영역이라, 투표율이 떨어지면 바로 그 표가 깎입니다. 그걸 이미 투표한 사전선거 표와 합치면 패배입니다.
사전투표부터 다시 하는 것도 불가능합니다. 사전투표에는 타지에서 찍는 관외투표가 있는데, 이건 전국이 같은 날 동시에 선거를 치르기 때문에 가능한 겁니다. 그런데 5개 지역만 다시 하면 전국 선거가 아니니, 타지에 나가 있는 그 지역 유권자는 한 표도 못 던집니다. 멀쩡히 투표했던 사람의 권리를 새로 빼앗는 셈입니다.
참정권 침해를 해결하기 위해 들고 나오는 해법이 오히려 총 투표수가 줄어드는 역설이면 곤란합니다.
결국 본투표만 다시 하면 투표율이 달라져 결과가 뒤틀리고, 사전투표까지 다시 하면 관외투표가 막혀 또 뒤틀립니다. 장 대표의 전면적 재선거는 어느 쪽으로 가도 공정한 선거가 될 수 없습니다. 어떻게 다시 할지 설계하지 못하면서 "다 무효, 다시 하자"고 외치는 것, 이것은 해법이 아니라 무책임한 선동입니다.
그나마 열린 길은 처음부터 개혁신당이 주장해 온 선별적 재선거 뿐입니다.
문제 된 투표소만 다시 투표해 나머지 정상적인 표와 합치는 것,
하지만 이 방법도 애초에 선거했던 유권자보다 적은 수의 유권자가 참여하는 왜곡의 가능성이 존재합니다.
책임 있는 정치인이라면 화를 돋우는 구호가 아니라 처음부터 끝까지 앞뒤가 맞는 주장을 내놔야 합니다.
전면적 재선거라는 불가능한 선동으로 국민을 흔들 것이 아니라, 선별적 재선거라는 실현 가능한 해법 앞에 함께 서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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