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극단 예풍에서 내일과 모레 이틀간 상연되는 창작 뮤지컬 <사형수는 울었다>에 저를 초청해주셨습니다. <사형수는 울었다>는 1977년 광주 무등산에서 있었던 실화를 다룬 이야기입니다. '무등산 타잔 박흥숙'이라는 이름을 들어보신 분도 있을 것 같습니다.
도시에서는 도저히 거처를 마련할 방법이 없어 무등산 산자락에 판잣집을 짓고 모여 살던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1977년 광주시에서 도립공원을 짓겠다며 판자촌을 일방적으로 철거하려 들었고, 그 과정에서 집들을 불태우기까지 했습니다.
이에 분노한 판자촌 주민 당시 20세의 박흥숙씨가 철거반원들을 살해하고 도망쳤습니다. 결국 박흥숙씨는 사형을 선고받고 1980년 크리스마스 이브에 세상을 떠났습니다. 박흥숙씨는 최후 진술에서 자신이 겪은 것과 같은 불상사가 다시는 일어나지 않기만을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그의 바람이 헛되게도 10년 뒤 이번에는 서울시 상계동에서 대규모 강제철거가 집행됐습니다. 올림픽을 개최해야 하는데, 상계동의 빈민촌이 외국인들 보기에 볼품 없다는 이유였습니다. <사형수는 울었다>의 작가 손윤필님은 바로 그 상계동에서 자랐습니다.
달동네, 쪽방촌 등 빈민가에 대한 무관심과 혐오, 그리고 폭력적인 강제 철거는 50년 가까이 지난 지금도 달라진 게 없습니다. 저는 지난 대선 ‘반빈곤·주거 공약’을 발표하며 이런 현실을 알렸는데, 아마도 그 노력을 알아보시고 저를 초청해주신 것 같습니다. 노력을 알아주셔서 감사할 따름입니다.
공연은 내일 두 차례와 모레 한 차례, 딱 세 차례만 서울 성북구에 위치한 ‘꿈빛극장’에서 상연됩니다. 저는 내일 세 시 공연을 관람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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