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발췌]
보수 진영에는 홍준표, 한동훈, 오세훈 세 갈래의 정서가 혼재해 있다. 한쪽은 “대통령을 탄핵하면 보수는 궤멸한다”고 했다. “대통령을 내쳐서 대선이 앞당겨지면 이재명 민주당 대표에게 정권을 헌납하는 꼴”이라는 주장이 그럴듯하게 들렸다. 또 다른 편은 “대통령 탄핵을 막으면 보수는 궤멸한다”는 정반대 주장을 폈다. “국민 75%가 찬성하는 탄핵에 맞서는 정당은 정치적으로 생존할 수 없다”는 논리도 반박이 불가능하다. 이렇게 팽팽하게 맞서니 둘 사이에서 번민하는 보수도 있게 마련이다. …
탄핵에 대한 찬반 어느 쪽이 보수를 살리고 망치는 길인지 답을 내기는 어렵다. 다만 탄핵 찬반 의견 차이로 보수가 분열하면 망한다는 것만은 분명하다. …
“정권을 헌납할 수 없다”던 상대를 맞아 세 갈래 보수가 하나로 뭉칠 수 있느냐는 마지막 승부처만 남았다.
[단상]
보통 나는 이런 부류의 글을 ‘거룩한 말씀’, ‘한가한 소리’로 치부하곤 한다. 게다가 요즘처럼 온 혈관의 실핏줄이 터지고 온 뼈에 실금이 가는 것 같은 심경 속에서는. 그러나 이 도덕 교과서 같은 칼럼은 몇 달 뒤 다시 꺼내볼 것 같다.
2008년부터 직접 겪어 왔다. 친이-친박, 친박-비박, 탄핵 그리고 분당과 복당의 아수라장, 패배주의의 깊은 늪에 빠졌던 기억들.
다시 말하지만 ‘어깨 넘머가 아니라’ 당사자로서 현장에서 겪어왔기에, 잘게 나뉜 정치적인 창틀 밖으로 △호통치는 것 (이건 대개 양비론으로 귀결) △비난하는 것 (이건 대개 선민의식에서 비롯) △비아냥거리는 것 (이건 대개 미성숙의 발로) △아몰랑 덮어놓고 광장으로 (이건 대개 사유의 부족) 등을 매우 경계하기에, 말을 아끼고 또 아끼는 습관이 생겼다. (그래서 ‘당최 네 속마음을 모르겠다’는 얘기도 종종 듣는다.)
부러졌던 뼈가 아물 때면 반드시 또 ‘뭉쳐야 산다’는 말이 나올 것.
절절한 마음으로 부탁드린다.
서로에 대한 충분한 이해 없이 함부로 거친 얘기, 빈정은 자중하기를.
우리끼리 겨누는 저 날 시퍼런 검을 제발 거두시기를.

[의정일보=의정일보] suyu1456@naver.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