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낙제점을 받은 국토교통부 산하 공공기관장들이 경고를 받고도 자리를 지키거나, 해임될 상황이 오기 전에 먼저 물러나는 등 평가에 따른 책임을 제대로 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더불어민주당 복기왕 의원(국토교통위원회, 충남 아산갑)이 정부의 「2025년도 기관장 평가」 결과를 분석한 결과, 국토부 산하 기관장 6명이 60점 미만인 ‘미흡’ 이하를 받았다. 이 가운데 이성해 국가철도공단 이사장, 어명소 LX 사장, 한문희 코레일 사장, 이한준 LH 사장 등 4명은 윤석열 정부에서 임명된 기관장이다. 실제 경고를 받은 사람은 어명소 사장 1명뿐이었다.
어 사장은 재임 중 LX의 경영평가 등급이 C에서 D로 떨어졌고 본인도 경고를 받았지만, 경고 이후 석 달이 지나도록 사장직을 유지하고 있다. 경고를 받아도 임기나 이후 재취업에 별다른 제약이 없기 때문이다.
임기를 넘겨 재직할 가능성도 있다. LX는 신임 사장 선임 목표 시점이 어 사장의 임기 만료일인 11월 12일 이후다. 후임이 올 때까지 기존 사장이 직무를 계속할 수 있다. 지난해 526억원의 적자를 낸 LX에서 후임 선임까지 늦어질 경우, 경영평가에서 경고를 받은 기관장이 임기 이후에도 기관을 이끄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반면 해임 건의 대상인 50점 미만 ‘아주미흡’을 받은 국가철도공단과 ㈜에스알 기관장 2명은 평가 결과 발표 전에 이미 퇴임해 해임 건의 대상에서 빠졌다.
특히 윤석열 정부에서 임명된 이성해 전 국가철도공단 이사장은 비위 의혹으로 국무조정실 감찰을 받던 지난해 8월 사의를 밝혔지만 이후에도 반년 넘게 재직하다 평가 결과 발표 석 달 전인 올해 3월 퇴임했다.
현행 제도상 해임되면 3년 동안 공공기관 임원을 맡을 수 있지만 스스로 물러나면 이러한 제한을 받지 않는다. 유병태 전 주택도시보증공사(HUG) 사장도 해임 건의가 임박한 상황에서 지난해 6월 사의를 밝혔다.
복기왕 의원은 “경고는 불이익이 없으니 버티고, 해임은 불이익이 크니 먼저 떠난다. 어느 쪽이든 기관장에게 유리한 길만 열려 있다”며 “낙제점을 받은 기관장 상당수가 윤석열 정부에서 임명된 만큼, 당시 임명된 기관장들의 경영성과와 책임을 제대로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미리 퇴임한 기관장이라도 최하위 평가를 받으면 일정 기간 공공기관 임원을 맡지 못하게 하는 제도 개선을 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기관장 평가는 기관장 개인에게 경영 책임을 묻기 위해 이재명 정부가 올해 7년 만에 다시 도입한 제도다. 60점 미만이면 경고, 50점 미만이면 해임 건의 대상이 된다.
[의정일보 박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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