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불어민주당 황정아 의원(대전 유성구을)이 과학기술정보통신부로부터 제출 받은 자료에 따르면, 과기정통부는 ‘블록체인 기반 가상자산 매매 및 중개업’을 기업부설연구소 인정 제외 업종으로 규정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과기정통부가 밝힌 사유는 가상자산 매매 및 중개업을 사행시설 관리 및 운영업 등 ‘유흥·사행성’ 업종과 같은 범주로 관리하기 때문이었다. 가상자산은 거래·보관·보안·이상거래 탐지 등에 고도의 정보통신기술과 연구개발이 필요함에도, 유흥주점업, 카지노 운영업, 사행시설 관리 및 운영업 등과 동일하게 치부하고 있다는 것이다.
최근 미국이 가상자산 거래와 스테이블코인 등에 대한 과세기준을 구체화하는 등 디지털자산의 제도권 편입에 속도를 내고 있는 반면, 우리나라에서는 정부가 시대착오적 규정을 기반으로 연구개발 활동마저 제한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이다.
미국 하원 세입위원회는 지난 16일(현지시간) ‘디지털자산 조세 확실성법(Digital Asset Tax Certainty Act)’을 의결해 하원 전체회의로 넘겼다. 법안에는 요건을 충족하는 10달러 이하의 가상자산 네트워크·거래 수수료를 손익 계산 대상에서 제외하고, 스테이블코인과 채굴·스테이킹 보상에 대한 과세기준을 정비하는 내용 등이 담겼다.
법제화까지는 하원과 상원의 의결 및 대통령 서명 등의 절차가 남아 있지만, 미국이 가상자산의 실제 활용을 전제로 구체적인 과세체계 정비에 나섰다는 점에서 주목되는 상황이다.
반면 과기정통부는 국회의 지적 이후에도 가상자산 업종의 ‘유흥·사행성’ 간주 관련 규정을 개선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과기정통부가 황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과기정통부는 지난 3월 ‘블록체인 기반 가상자산 매매 및 중개업’을 기업부설연구소 인정 가능 업종으로 전환하는 내용의 시행령 개정을 상반기 내 완료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상반기 내 시행령은 개정되지 못하였고, 과기정통부는 연내 시행령을 개정하겠다고 말을 바꾸었다.
과기정통부는 디지털자산 산업이 금융과 정보기술이 결합된 첨단 기술산업으로 연구개발이 필요한 분야라고 판단했으나, 실제 시행령 개정은 차일피일 미뤄지고 있다는 뜻이다.
황정아 의원은 “미국은 가상자산의 실생활 활용을 전제로 소액 거래 수수료의 과세 부담까지 완화하는 제도 정비에 나섰는데, 우리나라는 여전히 가상자산에 ‘유흥·사행성’이라는 시대착오적인 딱지를 붙여 기업 부설연구소의 연구개발 활동마저 제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산업정책의 생명은 속도인 만큼 더 이상 낡은 규정이 새로운 산업과 기술 생태계의 성장을 가로막지 않도록 시행령 개정을 조속히 마무리해야 한다”며 “이외에도 시대착오적인 산업 족쇄 규정들을 전수조사해 개선해나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의정일보 박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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