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시에서 공정은 수험생의 노력과 미래를 좌우하는 가장 중요한 원칙입니다. 우리 사회의 2030 청년세대에게 ‘공정’은 자신의 노력과 미래가 정당하게 평가받을 수 있는지에 관한 매우 민감하고 중요한 기준입니다. 수시모집 원서접수와 같은 입시 과정에서 작은 절차상의 차이 하나도 수험생에게는 인생의 중요한 기회를 좌우할 수 있습니다. 누구는 알고, 누구는 몰랐던 정보와 절차의 차이가 입시 결과에 영향을 미쳐서는 안 됩니다.
지난 11일 수시모집 원서접수 과정에서 발생한 전산장애와 마감시간 연장은 전산 시스템의 안정성뿐 아니라 입시 공정성에 대한 우려와 혼란을 낳았다는 점에서 참으로 유감입니다. 특히 일부 대학이 당초 마감시각인 오후 6시를 기준으로 경쟁률을 공개하면서, 경쟁률을 확인한 뒤 지원할 수 있었던 수험생과 그렇지 못한 수험생 사이에 정보의 격차가 발생했습니다. 대한민국에서 입시만큼 공정에 공정을 기해야 하는 일이 없거늘 어찌 이런 일이 일어난단 말입니까?
더구나 이런 비상상황에 대한 사전 대비가 충분하지 못했다는 점을 지적할 수밖에 없습니다. 대입 원서접수 시스템은 수험생의 진로와 미래가 걸린 국가적 교육 인프라입니다. 장애가 발생할 경우 접수시간을 어떻게 연장할지, 경쟁률 공개는 어떻게 처리할지, 장애 발생 전에 접수를 시도한 수험생과 장애 이후 새롭게 지원한 수험생을 어떻게 구분할지 등 다양한 경우의 수를 사전에 검토한 세밀한 비상대응 매뉴얼이 없어 큰 혼란과 불공정을 초래했습니다.
어떻든 현재 교육부와 대교협이 피해 학생들의 구제책을 마련하고, 경쟁률이 공개된 이후 새롭게 지원한 사례에 대해서도 조사해 불공정 사례가 확인될 경우 추가 조치를 검토하겠다고 밝힌 만큼, 어느 누구도 억울한 피해를 입지 않도록 모든 경우의 수를 면밀히 살펴야 합니다. 어느 한쪽을 구제하는 과정에서 또 다른 선의의 피해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충분한 자료를 바탕으로 가장 합리적이고 완벽에 가까운 구제책을 마련해야 합니다.
이번 사안은 수험생뿐 아니라 곁에서 함께 마음 졸인 학부모들에게도 큰 우려와 상처를 남겼습니다. 입시는 우리 사회에서 가장 공정해야 할 영역 중 하나입니다.
교육부와 대교협은 이번 사태를 계기로 원서접수 시스템의 기술적 안정성뿐 아니라 전산장애, 서버 과부하, 경쟁률 정보 공개, 접수시간 연장 등 모든 비상상황을 가정한 상세한 대응 매뉴얼을 마련해야 합니다. 그리고 대학과 원서접수 대행기관까지 동일한 기준에 따라 움직일 수 있도록 제도화해야 합니다.
이번 사태가 수험생과 학부모 모두에게 남긴 우려와 상처를 깊이 새기고, 다시는 입시에서 이런 불공정 논란이 발생하지 않도록 철저한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해 주기를 촉구합니다.
[의정일보 박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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