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문위가 출범한 것이 재작년 8월 말, 33도 늦더위가 기승을 부릴 때였습니다. 어느새 2년 가까이 지나, 이른 초여름 더위가 시작된 시기에 마무리하는 자리를 갖게 되었습니다. 시간이 참 빠릅니다.
자문위 중에서 제가 ‘비상’이라는 이름을 붙인 곳이 딱 둘입니다. ‘민생’하고 ‘기후위기’입니다. 그만큼 이 문제가 중요하고, 또 시급하다는 인식이었습니다.
국민의 일상은 물론이고, 국내외 정치·경제 체제까지 기후위기의 영향이 급속도로 커지고 있는 상황이기도 했고, 기후위기 대응은 정부가 중심을 잡고 해야 할 일이 대부분인데, 전임 정부 시절 기후·환경 정책이 줄줄이 후퇴하면서 이대로는 안 된다는 위기감도 컸습니다.
국회라도 나서서 목소리를 내고 좀 더 역할을 해야 한다, 그런 생각이었습니다. 그래서 제가 의장에 취임하면서 “22대 국회를 ‘기후국회’로 만들자”고 했습니다. 두 가지 의미가 있는데, 첫째는 기후위기 대응에 필요한 입법과 정책에서 분명한 진전을 이루자는 것이었습니다.
그 첫 조치가 바로 ‘기후위기 비상 자문위원회’를 출범시킨 것입니다. 우리나라 최고의 환경경제학자 홍종호 교수님과, 각 분야에서 내로라하는 열다섯 분의 최고 전문가들께서 자문위원을 수락해주셔서 아주 든든했습니다.
둘째는, 국회 기관 차원에서 친환경 실천을 전면화하자는 것이었는데, 정부의 공공부문 계획보다 10년 빠른 2035년을 탄소중립 목표로 하는 ‘국회 탄소중립 로드맵’을 마련해서 실행을 해왔습니다.
새로 건립할 국회세종의사당을 에너지자립을 통해 탄소중립을 실현하는 ‘기후국회의 상징물’로 만들자는 구상을 반영해 이달 초 마스터플랜 당선작을 발표했고, 어제 오전에는 국회 친환경 태양광발전설비 준공식도 있었습니다. 여기서 생산된 전기로 국회 어린이집 세 곳을 다 운영할 수 있게 됩니다.
자문위의 활동 경과를 듣고 결과보고서도 전달받았는데, 세 가지 점에서 그 의미를 평가하고 싶습니다.
우선은 기후위기 대응에 있어 ‘국회의 정책 이니셔티브’입니다. 지난해 조기 대선이 치러지고, 인수위 없이 정부가 출범한 만큼 초기 정책 세팅이 중요했습니다. 촉박한 기간이지만 자문위에서 정책 제안서를 작성해 전달함으로써, 새 정부가 에너지 전환 정책 방향을 잡아가는 데 기여해주셨습니다.
이창훈 자문위원께서는 국회 기후특위 공론화위원장을 맡아서 미래세대까지 참여하는 탄소중립법 개정 공론화에서 큰 역할을 해주셨는데요. 이번에 국가 기후위기 대응위원회 초대 민간위원장에 취임하신 만큼, 자문위가 고민했던 의제들이 정부 정책에도 잘 반영될 수 있도록 역할 해주시리라 기대합니다.
두 번째는 구체적 과제를 통해 ‘정책 구현 성공 모델’을 제시했다는 점입니다. 누구나 RE100이 중요하다는 데 동의하지만, 이것을 실천·실행하는 일은 또 다른 차원의 문제입니다. 그래서 에너지 전환과 관련해 모델이 될 수 있는 구체적 성과를 만들어낼 필요가 있었습니다.
자문위 차원에서 애써주신 ‘본량동 영농형 태양광’ 사업은 전국에서 처음으로 RE100 연계 영농형 태양광 발전이라는 상생 모델을 제시했고, 산업 분야 에너지 전환의 새로운 표준 모델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습니다.
셋째는, 두 번째와 연결되기도 합니다만, 갈등 이슈로 여겨지던 기후정책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만들 수 있는 ‘사회적 대화의 역할’을 보여준 것입니다.
자문위에서는 영농형 태양광, 주민참여형 재생에너지 모델, 자원순환 정책같이 현장의 갈등과 현실적 어려움이 존재하는 의제들에 대해 균형 있는 시각으로 접근해 주셨고, 지역 주민과 산업 현장, 국민 생활 속에서 어떻게 수용성을 높일 수 있을지 고민해주셨습니다.
이를 구체적으로 적용한 본량동 모델은 영농형 태양광이 더이상 농촌사회의 갈등 요인이 아니라 새로운 기회라는 인식을 확산시키는 계기가 될 것입니다.
다시 한번 기후위기 비상 자문위원회 위원 여러분의 노고에 깊이 감사드리며, 자문위에서 논의된 내용들이 향후 입법과 정책 수립 과정에서 충실히 검토되고 반영될 수 있도록 국회도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의정일보=의정일보] ken6262@hanmail.n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