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회도서관과 월곡고려인문화관 ‘결’에서 함께 애써주셨습니다. 황정근 도서관장님과 김병학 관장님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김병학 관장님과는 지난 일요일 광주 고려인 마을에서 뵀는데, 국회에서 다시 뵙게 되니 더 반갑습니다.
제가 고려인과 인연이 깊습니다. 저의 외조부, 독립운동가 김한 선생은 스탈린의 강제이주에 저항하다 희생되신 고려인입니다. 그래서 저 스스로도 고려인의 후손이다,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런 인연으로 홍범도 장군 기념사업회 이사장을 맡게 되었고, 2021년 유해 봉환을 계기로 중앙아시아 고려인 사회와도 긴밀한 교류를 이어오고 있습니다.
그렇다 보니 평소 각별한 마음을 갖고 살펴보게 되는데, 국내에서도 10만여 명의 고려인 동포들이 우리와 함께 살아가고 있습니다만, 아직 우리 사회에서 고려인에 대한 이해가 넓지 않은 것 같아 늘 아쉬웠습니다.
고려인의 역사가 제대로 기록되고 조명되지 못한 탓이 크다고 생각합니다. 고려인의 역사는 우리 근현대사에서 가장 아픈 역사 중 하나인 동시에, 고난을 이겨내고 세계 곳곳에서 공동체를 일으켜 세운 자랑스러운 역사이기도 합니다.
고려인 선조들의 연해주 이주가 시작된 것이 160여 년 전입니다. 대기근과 경술국치를 거치며 이주자가 급증했고, 낯선 땅에 씨앗을 뿌리고, 또 항일독립운동의 기지로서 새로운 삶과 공동체를 개척하던 중에 강제이주를 당하게 됐습니다.
삶의 기반이 뿌리째 뽑히는 고통을 겪었지만, 다시 황무지를 개척하고, 강제로 이주당한 삶을 개척하면서도, 민족의 문화와 정체성, 공동체를 지켜냈습니다. 뿐만 아니라 중앙아시아 각국에서 그 나라 사회 각 분야에서 역량을 발휘하며, 한국과 중앙아 각국을 잇는 가교의 역할을 해오고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고려인들은 역경에 굴복하지 않고, 역경을 딛고 스스로의 운명과 미래를 열어온 개척자다, 이렇게 생각합니다. 또, 이러한 고려인의 역사가 제대로 조명될 때라야, 우리의 독립운동사와 대한민국의 역사가 비로소 온전히 설명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제가 국회의장이 된 후, 국회도서관에 고려인 역사와 자료를 적극적으로 수집하고 정리해보자고 황정근 관장님께 말씀을 드렸습니다. 황 관장님도 아주 의미 있는 일이다, 하고 적극적으로 추진을 해주셔서 상당한 성과가 있었습니다.
특히, 이 분야의 방대한 자료를 소장하고 있는 월곡고려인문화관 ‘결’에서 많은 협력을 해주셨고, 이렇게 공동 주최로 전시도 선보일 수 있게 됐습니다.
오늘 전시되는 각종 사진과 유물, 기사와 책, 학술자료들은 고려인의 아픈 역사를 압축적으로 보여주는 자료이면서, 또 한편으로 그분들이 어떻게 정체성을 지켜왔는지 보여주는 강인한 삶의 기록이라고 생각합니다.
내년이 ‘고려인 강제이주 90주년’입니다. 이번 전시를 계기로, 앞으로 고려인 기록과 자료 수집, 연구도 더 활발하게 진행되고, 우리 사회에서 고려인에 대한 이해와 관심도 더 커지길 기대합니다.
다시 한번 ‘고려인, 자료로 읽는 역사’ 전시회 개최를 축하하며, 전시 준비를 위해 애써주신 모든 분께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의정일보=의정일보] ken6262@hanmail.n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