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책을 씻는 날〉
종이가 귀하던 시절, 책 한 권을 다 떼면 그 책을 물에 씻어 말렸다고 합니다.
거기서 온 말이 세책례입니다. 책거리, 책씻이라고도 합니다.
오늘 해남 전남학생교육원에서 그 옛 의례로 졸업식을 열었습니다.
지난 2월부터 고전을 읽고 토론해 온 초·중·고 학생 186명이 졸업했습니다.
책을 씻어 다시 쓰던 시대가 있었습니다. 지금은 물으면 답이 바로 나옵니다.
아홉 달 동안 책을 읽은 아이들을 보며 생각했습니다. 답이 흔해질수록, 무엇을 물을지 아는 사람이 귀해집니다.
내년에는 전남과 광주 학생들이 함께 읽습니다. 그만큼 서로에게 물을 친구가 늘어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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