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울산경의고등학교를 찾았습니다. 언양 지역의 농어촌 학교로 AI·정보교육 중심학교와 EBS 자기주도학습센터를 운영하며 아이들의 배움을 넓혀 가고 있는 곳입니다. 교실과 과학실, 도서관을 둘러보고 교무실과 3학년실에서 선생님들을 만났습니다.
올해 신입생이 줄어 학급이 7개에서 6개로 줄었고 그에 따라 선생님도 두 분이 줄었습니다. 학생들이 원하는 선택과목을 모두 열어 주고 싶어도 여건이 따르지 않는다고 하셨습니다. 다른 학교로 이동해 공동교육과정을 듣는 것도 언양 지역 아이들에게는 교통과 시간 문제로 쉽지 않습니다. 교육청은 온라인 학교와 학점제형 순회교사를 적극 활용하고 학교가 요청한 두 과목을 온라인 학교에서 편성할 수 있는지 꼼꼼히 살펴보겠습니다. 사는 곳에 따라 배움의 기회가 달라져서는 안 됩니다.
과학실도 둘러보았습니다. 실험대 사이가 좁아 위험한 시약을 다루거나 30명 가까운 학생이 함께 실험할 때 사고가 날까 걱정된다고 하셨습니다. 바로 옆 유휴교실과 연결해 공간을 넓히는 방안을 현장 확인을 거쳐 검토하겠습니다. 영어 듣기평가 때 학년 간 방송이 겹치거나 잡음이 생기는 문제도 들었습니다. 우선 학년별로 방송 시간을 나누어 운영하고 관련 부서와 함께 비용 부담이 적은 개선 방안부터 찾겠습니다.
무엇보다 과도한 민원과 소송으로 선생님들의 교육활동이 위축되어 있다는 호소가 마음에 남았습니다. 오랜 기간 이어진 대응으로 학교의 행정적·심리적 부담이 컸다고 합니다. 선생님들이 소신을 갖고 가르칠 수 있어야 아이들의 배움도 지켜집니다. 교육청이 책임 있게 함께하겠습니다.
이어 중남초등학교를 방문했습니다. 이 학교 학생자치회는 통학길 안전 문제를 스스로 찾아내고 해결 방안을 정책으로 제안해 왔습니다. 아이들의 발표를 듣고 함께 통학로를 걸으며 위험한 곳을 살폈습니다. 자기 삶의 문제를 자기 목소리로 말하고 바꿔 가는 경험이야말로 살아 있는 민주시민교육이라고 생각합니다. 아이들의 제안이 실제 변화로 이어지도록 꼼꼼히 챙기겠습니다.
점심에는 국정감사를 준비하느라 애쓴 감사관실 직원들과 식사를 함께하며 고마운 마음을 전했습니다. 오후에는 11월 1일자로 승진하는 지방공무원 세 분께 임용장을 드렸습니다. 이 가운데 두 분은 특성화고를 졸업하고 우수인재 수습직원으로 교육청에 들어온 분들이라 더욱 반가웠습니다. 학력이 아닌 성실함과 역량으로 인정받는 공직 문화가 더 단단히 뿌리내리기를 바랍니다.
이어진 교육공동체 신뢰회복 토론회의 주제는 '스마트기기, 학교에서 어디까지? 함께 답을 찾다'였습니다. 학생과 학부모, 교사, 전문가가 한자리에 모여 스마트기기 제한과 교육적 활용을 두고 서로의 생각을 나누었습니다.
특히 광주 새별초등학교 선생님께서 들려주신 실천 사례가 깊이 와닿았습니다. 선생님은 스마트폰과 AI가 유용한 도구이지만 가치관과 주의력이 자라나는 아이들에게는 문해력 저하와 과의존이라는 그늘을 드리운다고 하셨습니다. 그렇다고 일방적인 금지가 답은 아니었습니다. 새별초등학교는 학생 대의원회가 직접 논의해 학칙을 고쳐 스마트폰 분리보관을 시작했고 학생 72%가 찬성했습니다. 시행 후 학생 84%가 수업과 생활에 도움이 된다고 답했고 학교폭력은 연 9건에서 3건으로 줄었으며 사이버폭력은 한 건도 없었다고 합니다.
변화의 힘은 휴대폰을 거둬들이는 데 있지 않았습니다. 중간놀이 버스킹과 체육활동, 멍때리기 대회처럼 친구와 얼굴을 마주하며 어울리는 시간을 함께 만든 데 있었습니다. 선생님은 그 열쇠로 자율성과 공동체, 환경설정을 꼽으셨습니다. 아이들을 통제의 대상이 아니라 문제를 풀어가는 주인으로 세울 때 변화는 오래간다는 것입니다. 어른들도 스마트폰을 내려놓아 달라는 한 학생의 말은 저 역시 돌아보게 했습니다.
학생의 학습권과 건강, 선생님의 교육활동, 디지털 역량을 함께 고려한 답은 위에서 정해 내려보내는 것이 아니라 교육공동체가 함께 만들어 가야 합니다. 서로 다른 생각을 존중하며 함께 답을 찾는 과정에서 신뢰가 쌓인다고 믿습니다.
저녁에는 시의회 교육위원님들과 교육협력 간담회를 가졌습니다. 하반기 울산교육의 주요 정책을 공유하고 아이들을 위해 어떻게 힘을 모을지 의견을 나누었습니다. 생각이 조금씩 다르더라도 아이들을 향한 마음은 같다는 것을 확인한 자리였습니다.
[의정일보=의정일보] suyu1456@naver.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