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주 괴테마을을 다녀왔습니다>
오늘(17일) 오후, 여주 보금산 자락의 괴테마을을 스물다섯 분 교육장님들과 함께 찾았습니다. 전영애 서울대 명예교수님의 여백서원과 '젊은 괴테의 집'이 있는 곳입니다.
교수님은 평생 괴테를 탐독하셨습니다. 『파우스트』, 『괴테 시 전집』, 『서·동 시집』, 자서전 『시와 진실』까지 괴테의 책 거의 전부를 혼자 우리말로 옮기셨습니다. 평생 괴테를 향한 전영애 교수님의 애정어린 학구열은 이곳에 괴테 마을을 조성하면서 완성된 셈입니다. 전영애 교수님의 삶과 업적은 한 권의 책, 한 명의 작가가 끼친 영향이 어떻게 꽃피우고 열매 맺는지, 보여주는 가장 아름다운 사례 중 하나일 것입니다. 전영애 교수님은 괴테의 저서들을 매개로 괴테와 시공을 뛰어넘는 대화를 하고 계신단 생각이 들었습니다.
전영애 교수님의 설명을 들으며 괴테가 60년 가까이 고쳐 썼다는 『파우스트』의 한 구절을 떠올럈습니다.
"인간은 지향이 있는 한 방황한다."
방황은 가고 싶은 곳이 있다는 표시입니다.
책 앞에서 서성이는 아이도, 진로 앞에서 헤매는 아이도 그렇습니다. 지난 8일 '안민석의 RAS 편지'를 시작하며 저는 제게 먼저 물었습니다. 나는 한 달에 책 한 권을 읽는가? 오늘 그 질문이 어디까지 갈 수 있는지 스스로 가늠해 보았습니다.
마을을 둘러보았습니다. 서가에는 책이 빼곡했고, 오솔길 바위에는 괴테의 시가 새겨져 있었습니다. 그 길을 따라 한참을 걸었습니다.
책과 시와 걷는 길. 머리의 힘, 마음의 힘, 몸의 힘이 한 마을에 다 있었습니다.
무엇보다 저는 오늘 독서가 한 사람의 생애가 되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우리 학생들이 평생 곁에 둘 책 한 권을 만나길 희망합니다.
그 길로 이끄는 것이 저와 우리 교육청이 할 일이란 것을 다시 한번 마음에 새기는 가을날 오후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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