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 말, 정말 장난일까요>
한바탕 비가 온 후 맑게 갠 오늘, 올해 세 번째 '정감산책'을 다녀왔습니다. 이름은 산책인데 오늘은 발걸음이 조금 무거웠습니다. 주제가 '교실 속 혐오와 차별'이었기 때문입니다.
사회학자 오찬호 작가님은 차별이 어떻게 그럴듯한 이유를 얻고, 어느새 일상의 말이 되어 퍼져 나가는지 차근히 전해주셨습니다. 상암중학교 전향 선생님은 교실에서 아이들과 부딪히며 겪은 이야기를 솔직하게 들려주셨고요. 현장의 이야기는 역시 힘이 셉니다.
이른바 '일베 용어'처럼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퍼진 비하와 혐오의 표현이 아이들 입에 아무렇지 않게 오르내리는 현실도 함께 짚어봤습니다.
아이들은 대개 "그냥 장난이에요"라고 합니다. 정말 뜻을 모르고 쓰는 경우도 많을 겁니다. 그래서 더 마음이 쓰입니다. 뜻 모르고 던진 말이 누군가에게는 오래 남는 상처가 되기 때문입니다.
이런 말들을 유행이나 장난으로 넘기지 말고, 그 안에 담긴 차별과 폭력의 의미를 아이들과 함께 생각해보는 교육이 꼭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정감산책 전 미리 보내 주신 질문들도 고심하며 함께 나눴습니다. 장난과 혐오의 경계는 어디쯤일까. 우리 아이가 그런 말을 쓸 때 뭐라고 해야 할까. 상처받은 아이에게는 어떤 말을 건네야 할까. 어느 하나 쉽게 답할 수 없는 질문이었지만, 한 줄 한 줄에 저마다의 고민이 고스란히 묻어납니다.
혐오 표현과 차별은 생각이 다른 것과는 전혀 다른 문제입니다. 누군가의 존엄을 깎아내리고, 배제와 폭력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혐오와 차별을 예방하는 민주시민교육을 더 내실 있게 해나가야겠습니다. 선생님들이 교실에서 이런 문제를 혼자 끌어안지 않고 교육적으로 풀어 갈 수 있도록 곁에서 세심하게 돕겠습니다.
함께해 주신 학부모님과 시민 여러분, 귀한 경험과 생각을 나눠 주신 오찬호 작가님과 전향 선생님 고맙습니다.
모든 아이가 존중받고, 서로 다름을 배우며 함께 자라는 학교. 서울교육이 한 걸음씩 만들어 가겠습니다.

[의정일보=의정일보] suyu1456@naver.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