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말에 우울한 글을 올리게 되어 마음이 아픕니다. <교육언론 창>에 나온 기사를 읽다가 서울의 한 입시학원에서 여고생이 투신했다는 안타까운 소식을 접했습니다. 며칠 전 소식이기는 하나, 기사에 실린 사진 한 장을 보면서 우리 학생들이 처한 냉혹한 현실을 다시 한번 돌아보게 됩니다.
“찢거나 찢기거나, 내 인생의 봄은 끝났다.”
입시학원 외벽에는 성적 향상자의 이름과 함께 이런 문구가 찍힌 현수막이 걸려있었습니다. 참으로 충격적인 표현입니다. 고등학생이면 인생의 봄이 시작된 시기입니다. 아름다운 꽃이 피어나기를 기다리는 나이입니다.
‘너희들 모두가 아름다운 봄’이라는 칭찬과 격려로 용기를 북돋아 주었다면, 그 여고생은 어려운 상황에서도 조금이라도 더 힘을 내지 않았을까요.
‘사람마다 봄이 찾아오는 시기가 다르지만 늦된 봄이 더 아름다워’ 더디게 자라나는 학생들을 위로해주고 다독거려 주었다면, 그 여고생은 용기를 내어 누군가에게 기대면서 아픔을 달랠 수 있지 않았을까요.
세상을 떠나게 된 배경은 조사를 통해 정확히 밝혀지겠지만, 우리 학생들과 청소년들이 자신을 극단적인 상황으로 몰아가는 현실은 하루빨리 막아야 합니다. 얼마 전에는 부산에 있는 여고생 3명의 안타까운 소식도 있었습니다. 이런 뉴스를 볼 때마다 가슴이 철렁 내려앉습니다.
우리 학생들이 힘들고 지칠 때 마음을 열 수 있는 기회와 시간이 주어져야 합니다. 더 이상 앞으로 나아가기 힘들 때 잠시라도 기댈 수 있는 어깨가 있어야 합니다. 학교나 교육당국에서 학생들의 마음건강을 챙기고 있기는 하지만, 깊은 마음을 제대로 들여다보기에는 한계가 많은 것도 현실입니다.
어쩌면 마음을 열고 기대려고 했는데, 우리가 외면하지는 않았는지 조심스럽게 자문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눈물을 머금고 손을 내밀었는데 그 눈을 제대로 쳐다봤는지 돌아봤으면 좋겠습니다.
학생들은 저마다 성장의 속도가 다르기 마련입니다. 모두의 다름은 인정해야 하고, 그 과정에서 진로나 진학과 관련한 수많은 선택과 판단은 존중해야 합니다. 성적이 아니라 자아를 가진 사람으로 대면해야 합니다.
잇달아 들려오는 학생들의 안타까운 소식에 정부와 우리 사회 전체가 진심을 다해 지혜를 모아보기를 희망합니다.
왜 가르치고 배우는가, 근본적인 질문부터 시작해 인간의 성장에 대한 해답 찾기를 서두르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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