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효순·미선 양의 23주기를 맞아
23년 전 오늘, 경기도 양주의 한 국도를 걷던 열네 살 중학생 효순과 미선 양이 주한미군 장갑차에 치여 세상을 떠났습니다. 당시 장갑차를 몰았던 미군 병사들에게 무죄 판결이 내려지자 전국적으로 촛불 집회가 확산되기도 했습니다.
열네 살 한창 꿈 많은 나이에 어처구니 없이 생을 마감한 여중생들의 죽음은 분단이 만든 현실이자, 불평등한 한미관계를 보여준 일이었습니다.
6·25 전쟁이 끝나고 정전협정 체결 이후에도 미군은 계속 남한지역에 주둔하게 되었는데, 한국에 주둔한 미군의 법적 지위에 관한 규정을 담은 것이 주한미군지위협정 (SOFA)입니다.
효순과 미선을 죽음으로 몰고 간 미군 병사들은, 우리측 조사에도 불성실하게 대응했습니다. 그들은 무죄판결이 나오자 재판정에서 미소를 지었고, 5일 만에 미국으로 돌아갔습니다.
이 재판을 계기로 SOFA의 불평등함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졌지만, 여전히 주한미군의 특별한 지위는 바뀌지 않고 있습니다.
한미동맹이 중요하고 한반도 평화를 위한 노력은 필요하나, 이 땅에서 벌어지는 주한미군의 범죄나 사건들에 대해 우리가 주체적으로 처리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입니다.
효순과 미선 양의 23주기를 맞아 전쟁이 없는 세상, 평화로운 나라를 다시 한번 생각합니다. 어린 중학생의 죽음을 헛되지 않게 하기 위해서라도 주한미군지위협정을 개정하는 노력도 계속되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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