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고 3학년 문과반 담임을 맡았을 때의 소녀가 국민건강보험공단 ○○지사장이 되어...
이제는 울음을 딛고
참 오랜만에 제 앞에 섰습니다.
예순 살.
[내 살아온 날의 절반은 빛나는 울음이었다
어떤 이름으로도 불리지 못한 채
일별하지 않아도 그럭저럭이었을 시절
날마다 쓰러져도 날마다 일어설 순 있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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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가 있어도 하루가 없는 것처럼
아무도 몰래 삼킨 그 울음이ᆢ]
* 시집 <달팽이 날아오르다> '시인의 말'에서.
1984년 ○○여고 3학년 문과반 담임을 맡았을 때의 소녀가 국민건강보험공단 ○○지사장이 되어 찾아왔습니다.
오래전에 등단한 그녀. 졸업 후 수년 뒤 사회보험에 다니며 조합원이 되어 집회 때 참 많이도 만났던 그녀.
시를 읽으며, 그녀가 고등학교 때 삼킨 울음, 어두운 얼굴이 기억나 눈시울이 뜨거워집니다. 유독 담임반 그 소녀들, 사연이 많았거든요
1년쯤 대학 등록금을 대볼까 아무리 생각해 봐도 그 대상이 여러 명이 되어 포기해야 했습니다.
당시 저는 ○○에 보증을 선 대가로 매달 큰돈을 갚느라 한두 명 학생의 수업료를 어쩌다 돕는 것도 벅찼습니다. 무력감에 빠져 그녀들과 함께 징징거렸던 1984-1985년.
울음을 딛고 자기 삶의 주체로 당당히 걸어가는 그녀의 앞날이 계속 행복하길 빕니다.
[의정일보=의정일보] suyu1456@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