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용혜인의 11억 뒤에 숨은 거대 양당의 '깜깜이 돈잔치', 도대체 언제 공개할 겁니까? >
용혜인 장관 후보자 논란을 보면서, 저는 조금 다른 것이 보였습니다.
위성정당으로 두 번 배지를 달고, 그 한 석으로 4년에 40억 원 안팎의 국고보조금을 챙기는 구조. 정치권에서는 알면서도 눈감아 온 꼼수가 장관 지명이라는 판을 만나 많은 국민에게 알려지면서 봇물 터지듯 쏟아지고 있습니다.
아직도 뭣이 중한지 모르고 계신 당사자에게, 그리고 분노하고 계신 국민께 먼저 심심한 위로의 말씀을 드립니다.
의원 임기 중 재산이 늘었다는 보도가 나오자 "활동비와 생활비는 무슨 돈으로 썼느냐", 심지어 "남편과 보좌진이 당직자인 정당이니 정당 보조금을 쓴 것 아니냐"는 의혹까지 번지고 있습니다.
이런 참담한 질문이 나온다는 것 자체가 우리 정치의 현주소입니다. 국민이 분노하는 본질은 한 사람의 욕심 때문만이 아닙니다. 그 뒤에 가려진 거대한 기득권 카르텔을 아무도 보여 주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2025년 한 해 정당에 지급된 국고보조금만 1,047억 원. 민주당 501억 원(47.8%), 국민의힘 459억 원(43.8%). 양당이 91.6%를 독식했습니다.
국민의힘은 용혜인 후보자를 향해 '혈세 먹튀 방지법'을 외칩니다. 묻고 싶습니다. 2020년 미래한국당(61억 원), 2024년 국민의미래(28억 원). 위성정당을 만들어 수십억 원을 챙겨 놓고 두 달 만에 합당해 입 싹 닫은 주역이 누구입니까? 바로 국민의힘입니다.
민주당도 다르지 않습니다. 더불어시민당(24억 원), 더불어민주연합(28억 원)으로 똑같이 세금을 삼켰습니다. 현행법상 '합당'은 반환 사유가 아니라는 구멍을 이용해 여야 모두 국민 돈을 돌려주지 않았습니다.
남의 11억 원을 '먹튀'라 비난하기 전에, 양당이 집어삼킨 수백억 원의 행방부터 밝히는 것이 상식 아닙니까? 더 심각한 것은 이 돈이 어디에 쓰였는지 국민은 알 길이 없다는 점입니다.
국민이 낸 혈세, 국가 예산은 '열린재정'에서, 지자체 예산은 '지방재정365'에서 날마다 갱신됩니다. 그런데 정당 보조금만 유독 성역입니다. 선관위 사무소에 직접 찾아가야, 그것도 고작 6개월만 열람할 수 있습니다. 헌법재판소가 위헌 결정을 내렸는데도 국회는 3개월을 6개월로 늘리는 흉내만 냈습니다. 이게 말이 됩니까?
밀실의 결과는 언론이 이미 보여 줬습니다. 뉴스타파가 보도한 민주당 경기도당의 '급여 페이백' 의혹. 당직자 급여를 올려 주고 선관위에 신고하지 않은 계좌로 몰래 되돌려받아 한 해 4,500만 원을 만들었다는 것입니다. 2년간 '간담회' 323건 1억 2천만 원을 신고했는데, 실체는 인근 식당의 당직자 밥값 외상장부였습니다.
주간경향이 전수 분석한 여성정치발전비는 국민의힘이 59.6%를 인건비로 썼고, 민주당은 법정 10%에 못 미치는 6.7%만 집행했으며, 정당들이 12월에 몰아서 썼습니다. 2004년부터 2013년까지 선관위가 적발한 국고보조금 불법 사용만 51건, 13억 4,500만 원입니다.
한 가지 더, 공무원은 4급부터 재산을 신고합니다. 세무·경찰·감사 분야는 7급부터입니다. 공기업과 '정부의 보조를 받는 기관·단체' 임원도 신고합니다. 나랏돈을 받는 자리면 재산을 밝히라는 원칙입니다.
그런데 국민 세금으로 급여를 받는 정당의 고위 당직자는 어떤 법에도 재산 등록 의무가 없습니다. 국민의힘 공채 공고에는 '일반당무직 5급'이라고 버젓이 적혀 있습니다. 같은 5급, 4급, 1급인데 왜 당직자만 예외입니까? 급여 페이백이 미신고 계좌로 흘러가는 구조, 투명한 검증만 있었어도 진작 걸러졌을 일입니다.
용혜인 후보자 한 명이 물러난다고 끝날 문제가 아닙니다. 그 빈자리의 11억 원은 다시 거대 양당의 주머니로 들어갈 뿐입니다. 사람이 아니라 제도 자체를 뜯어고쳐야 합니다.
국회의원 여러분께 묻습니다. 국민의 세금으로 정치를 하면서, 그 세금을 어디에 썼는지 국민에게 당당히 보여 주지 못할 이유가 무엇입니까? 국회에 다섯 가지를 강력히 요구합니다.
하나, 정당 보조금 상시 인터넷 공개. 일본은 정당조성법으로 월 단위 지출 내역과 영수증까지 5년간 인터넷에 공개합니다. 우리라고 못 할 이유가 없습니다. 당장 시작하십시오.
둘, 위성정당 선거보조금 전액 환수. 합당·해산 시 미집행 잔액과 편법 보조금을 국고로 회수하는 제도를 만드십시오.
셋, 선관위 지정 외부 회계감사. 셀프 회계감사를 폐지하고 감사보고서를 상시 공표하십시오.
넷, 보조금 인건비 수령자 검증 의무화. 국고보조금에서 인건비를 직접 받는 핵심 고위 당직자의 수령 내역과 계좌 흐름을 정치자금법상 검증 대상으로 명시하십시오.
다섯, 허위 회계보고 원스트라이크 아웃. 수백억 원을 받으면서 벌금 상한이 고작 600만 원인 솜방망이 처벌을 끝내고, 허위 보고 적발 시 보조금 지급을 즉각 중단하십시오.
여야가 모처럼 '위성정당 꼼수'에 한목소리를 내고 있는 지금이야말로, 누더기 정치자금법을 뜯어고칠 유일한 골든타임입니다. 이번에도 서로 손가락질만 하다 넘어간다면, 국민은 여야를 구분하지 않고 심판할 것입니다.
내 세금이 어디로 흘러가는지 똑똑히 감시하는 것, 너무나 당연한 국민의 권리이고 국민이 정치에 당당히 참여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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