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2·3 계엄 1년, 우리가 지킨 시간 위에서
늦은 밤, 계엄이 선포됐다는 사실을 마주한 순간의 정적과 무게를 또렷이 기억합니다.
불이 꺼진 구청에 다시 돌아가 직원들과 급히 모여 뉴스에 집중했고, 많은 말을 나누지 않았지만 서로의 얼굴에 같은 걱정이 떠 있었습니다. 그 밤의 공기엔 추위보다 큰 불안이 더 짙게 깔려 있었습니다.
그날부터 시민들은 차가운 아스팔트 위에서 민주주의의 자리를 지켰습니다. 광장을 떠나지 않는 신념, 눈으로 뒤덮힌 채 흔들림 없이 자리했던 은박담요, 고맙고 미안한 마음이 교차했습니다. 행정은 그 무게를 함께 감당해야 한다는 책임도 더 깊어졌습니다.
그로부터 1년. 강북의 하루하루는 다시 사람들의 삶을 일으키는 일에 집중해 왔습니다. 무너졌던 일상을 회복하고, 멈춰 있던 민생의 체온을 되살리는 데 가장 많은 시간을 쏟았습니다. 주민 한 분 한 분의 일상에 힘이 돌아오기까지, 조용하고 성실한 노력이 쌓여야 한다는 걸 배운 시간이기도 했습니다.
오늘 다시 생각합니다. 민주주의는 멀리 있는 거대한 담론이 아니라, 누군가의 퇴근길과 장바구니, 아이들의 웃음과 어르신의 안부 속에서 지켜져야 한다는 사실을 말입니다. 행정의 역할도 그 자리를 지키는 데에 있습니다.
이 밤, 1년 전의 무겁던 공기와 오늘의 일상을 함께 떠올립니다.
주민의 일상이 더 단단해지도록 행정이 맡은 역할을 흔들림 없이 지키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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