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27 판문점 선언’을 기념하며, 여러 어려움 속에서도 굳건히 평화의 길을 지켜오고 계신 여러분을 국회에서 뵙게 되어 더욱 반갑습니다.
문재인 대통령님을 비롯한 참석자 여러분께 진심으로 환영의 말씀을 드리며, 오늘 기념식을 공동주최한 ‘민주정부 한반도 평화 계승발전 협의회’와 통일부 관계자 여러분께도 감사드립니다.
앞서 여러 분의 말씀이 있었습니다만, 정말 중요한 시기가 아닌가 싶습니다. 남북 사이에 대화가 끊긴 지 7년이 지났고 북한은 적대적 두 국가 노선을 더 분명히 하면서 군사력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중동 전쟁과 격변하는 국제질서까지 겹치면서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둘러싼 걱정도 깊어졌습니다. 평화를 염원하는 우리의 마음을 무겁게 짓누르는 현실입니다.
그렇지만, 그 속에서도 작년과는 다른 모습들이 눈에 띕니다. 대북·대남 확성기 방송이 멈췄고, 전단과 오물풍선의 악순환도 멈췄습니다. 당장 남북관계의 변화로 이어지지는 않았지만, 접경지역 주민들의 불안과 우발적 군사충돌에 대한 국민들의 우려는 줄었습니다.
무엇보다 달라진 것은 새 정부의 노력입니다. 9·19 군사합의 복원 의지를 밝혔고, 최근에는 대북 무인기 침투에 대해 대통령이 직접 유감을 표명하기도 했습니다. 긴장 완화와 신뢰 복원을 위한 조치가 하나씩 쌓이고 있습니다. 북한이 호응하지 않는 것은 매우 유감스럽지만, 이런 노력은 때가 왔을 때 반드시 결실로 이어질 것이라 믿습니다.
오늘 우리가 가장 먼저 붙들어야 할 사실은 한반도 정세는 결코 고정된 것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멀리는 분단과 전쟁 이후를 돌아봐도 그렇고, 가깝게는 북미가 말 폭탄을 주고받던 2017년 즈음을 떠올려보더라도 그렇습니다. 쉽게 돌파구가 보이지 않는 답답한 상황이 우리를 힘들게 하고 있지만, 한반도와 남북관계의 미래를 결정하는 것은 결국, 평화에 대한 우리의 확고한 태도와 실천입니다.
그런 점에서 ‘평화를 지키는 힘’이라는 올해 행사의 주제가 우리에게 용기를 주는 것 같습니다. 그 힘은 거창한 선언에서만 나오는 것이 아닐 겁니다. 이미 곳곳에서 끈질긴 평화의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서울역-도라산 열차가 다시 달리기 시작했고, 백마고지 일대의 유해발굴 작업도 재개됐습니다. 문학을 통해 평화와 공존의 가치를 다시 확산하려는 작가들의 목소리가 DMZ에 모였고, 스포츠 교류의 문을 열어보려는 노력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평양 국제 전기차 엑스포를 열어보자는 제안도 나왔습니다.
작은 틈 하나 내기 어려운 상황에서도 대화와 교류의 가능성을 포기하지 않고 연결의 실마리를 다시 만들어가려는 노력, 그것이 바로 평화를 지키는 힘이라고 생각합니다.
평화는 좋을 때보다 어려울 때 더 필요한 원칙, 어려울수록 빛나는 가치입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평화는 만드는 것입니다. ‘한반도 평화의 봄’은 여전히 우리가 만들어가야 할 길입니다. 그리고 그 길이 곧 우리의 미래입니다.
오늘 이 자리가 어려움 속에서도 평화의 원칙과 실천을 더 단단히 새기는 뜻깊은 시간이 되기를 바랍니다. 국회도 그 길에 책임을 다하겠습니다.

[의정일보=의정일보] ken6262@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