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산대학교에 와서 10·16 부마민주항쟁 탑 앞에 서서 인사를 드리니, 정말 마음이 숙연해집니다. 부마민주항쟁은 4·19혁명에 이은 대중적 민주화 운동이었고, 이후 5·18과 6·10항쟁으로 이어지는 우리 민주주의 역사 속에서 금자탑과 같은 항쟁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역사에서 결코 잊혀서는 안 될, 매우 중요한 전환점이었습니다.
지난 12월 3일 비상계엄 상황에서 저 역시 국회로 향하며 담을 넘을 때, 부마민주항쟁을 통해 민주주의를 일으켜 세우고자 했던 부산과 마산 시민들의 뜻을 떠올렸습니다. 동시에 5·18의 희생을 되새기며, 우리 국민들이 지켜온 민주주의의 무게를 마음에 새기고 그 자리를 향해 달려갔습니다.
부마민주항쟁이 있었던 시기는 유신정권 말기의 엄혹한 시기였습니다. 저 역시 그 시기를 겪으며 민주화 운동을 했던 사람으로서, 당시의 두려움과 억압이 얼마나 컸는지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마민주항쟁은 대한민국 민주주의가 다시 살아날 수 있다는 희망을 보여준 역사적 사건이었습니다.
이러한 역사를 제대로 기억하고 헌법에 새기는 일은, 다시는 그런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하는 우리의 책무라고 생각합니다. 불법적인 비상계엄과 같은 일이 다시는 시도조차 되지 않도록 제도적으로 막아야 합니다. 그 토대 위에 부마민주항쟁과 5·18의 정신을 헌법 전문에 분명히 담아내고자 합니다. 현재 국회에 개헌안이 발의되어 있으나 여전히 넘어야 할 과제들이 남아 있습니다.
오랜 시간 부산 시민들께서 간절히 바라온 일인 만큼, 오늘 이 자리에 여러 정당이 함께해 그 뜻을 나누고 힘을 모았으면 하는 아쉬움도 큽니다. 그럼에도 국회는 책임을 다해야 합니다. 과거의 잘못된 역사는 분명히 단절하고, 대한민국이 미래로 나아갈 수 있도록 미래지향적인 헌법을 만들어가는 노력을 계속해 나가겠습니다.
부마민주항쟁이 보여준 민주주의의 열기를 이어받아, 대한민국이 민주주의와 경제 성장을 함께 이룬 성숙한 선진국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오늘 뜻깊은 자리를 마련해주신 총장님과 부산대학교 관계자 여러분, 기념재단과 민주동문회를 비롯한 모든 분들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의정일보=의정일보] ken6262@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