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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정일보
  • 김영배 국회의원(서울 성북구갑), 서울의 자산불평등=시간불평등... 대전환해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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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의정일보ken6262@hanmail.net일자: 2026-02-20 19:51
    수정: 2026-05-20 06:37
  • 서울의 자산불평등=시간불평등, 대전환해야합니다

     

    최근 발간된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자산 격차 요인 분석과 정책 과제> 보고서가 짚어낸 대한민국의 현실은 서늘합니다.
    보고서의 한 부분에선 2007년 당시 자산 형성 초기인 19~34세 청년들을 다섯 개의 그룹으로 나누고, 그 그룹들이 2023년에 어떻게 변화했는지를 비교합니다. 2023년이면 과거의 청년들이 자산 고착기인 35~50세로 변화했을 때입니다.
    다른 네 그룹은 자산 형성 초기의 차이가 좁혀지는 경향을 보였지만, 오직 한 그룹만이 시간이 흐를수록 다른 그룹과 자산 격차를 크게 벌렸습니다. 그 그룹은 고부동산-중금융자산-고부채-고소득 그룹이었습니다. 말하자면 부모로부터 상속받고, 본인 소득도 높으면서, 상속받은 자산을 레버리지로 대출까지 당긴 이들이 생애 자산 축적 과정에서 가장 크게 승리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보고서는 그래서 가계부채 확대, 주택가격 상승, 시장지향적 주택금융 구조 등이 상위 자산 점유율 확대와 유의미하게 연결되는 구조를 확인합니다. 그리하여 이를 완화하는 정책 과제로는 취약 집단 사회정책, 생애주기 맞춤형 자산형성 지원 정책, 사회적 상속 도입, 노동 취약계층 자산‧금융지원, 지역균형발전 전략, 안전한 대출 정책 운영, 누진적 조세정책 선순환 등을 제시합니다.
    물론 서울 지역에도 지속적인 부동산 공급이 필요합니다만, 보수진영에서 말하는 것처럼 공급과 규제 완화만이 자산 격차를 완화시킬 수 있다고 말하는 것은 사기입니다.
    한국의 상위 10%의 자산점유율은 꾸준히 65% 내외를 오가는 수준으로, OECD 평균인 59%에 비하면 상당히 높습니다. 하위 50%가 지닌 자산규모는 OECD 평균은 2~4% 규모에 있는데 한국은 1.8%에 위치합니다. 한국의 자산불평등은 그것이 몹시 심하기로 소문난 미국에 비하면 다소 나은 수준이지만, 다른 대부분의 선진국보다는 심각합니다.
    미국이 나라 규모가 굉장히 크고, 여러 인종이 혼재하며, 특히 이민을 많이 받아 많은 이민자들이 무자산에서부터 시작해야 하는 나라라는 걸 생각하면 ‘미국보다 다소 낫다’는 것이 결코 위안이 될 일은 아닙니다.
    결국 부동산 문제는 단순히 집값이 올랐다는 수준의 문제가 아닙니다. 땀 흘려 일한 '노동 소득'으로는 자산 증식의 속도를 영원히 따라잡을 수 없는 굳어진 '자산 계급사회'의 문제입니다.
    같은 대출이라도, 출발 자산이 있는 사람의 빚은 ‘지렛대’가 되고, 출발 자산이 없는 사람의 빚은 ‘짐’이 됩니다. 상속과 레버리지가 결합될 때 격차는 넘어설 수 없는 벽이 됩니다. 금수저는 3루에서 태어나 홈으로 뛰어드는 일을 노력으로 여긴다는 말처럼, 누군가는 자전거가 한강변도로를 달리는 것처럼 씽씽 나아가는데, 다른 누군가는 비탈길을 올라서듯이 헉헉대며 가야 합니다.
    이 격차는 단순한 돈의 문제가 아닙니다. 서울에서는 곧 시간의 문제입니다. 집값을 감당하지 못한 시민은 외곽으로 밀려나고, 매일 3~4시간을 통근에 쏟습니다. 자산 격차는 곧 시간 불평등입니다.
    그래서 저는 분명히 말씀드립니다. 다주택자 세제 정상화와 대출 관리 강화는 징벌이 아니라 구조 교정입니다. 레버리지로 자산을 독식하는 시스템을 방치하는 것이야말로 특권을 제도화하는 일입니다.
    집은 '투기하는 자산'이 아니라, 시민이 '살아가는 공간'이어야 합니다. 부동산 거품에 잠긴 자금이 혁신과 산업으로 흐르는 '생산적 자본주의'로 전환되어야 대한민국에 미래가 열립니다.‘부동산 공화국’을 벗어나 ‘기술혁신 경제’로 진입하게 됩니다.
    부동산에 묶인 자금이 혁신과 산업으로 흐르는 도시, 청년이 빚의 굴레 없이 출발할 수 있는 도시, 상속 유무가 인생의 속도를 결정하지 않는 도시. 그것이 제가 말해온 생산적 자본주의이며, 서울에서 구현하고자 하는 시간평등특별시입니다.
    서울을 투기의 도시가 아니라 시민의 시간을 돌려주는 도시로 전환해야 합니다.
    비탈길 위 시민의 숨이 조금은 덜 가빠지는 서울. 그 서울을 만들겠습니다.
     
     


    [의정일보=의정일보] ken6262@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