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한민국 새만금입니다]
1. 다시, 새만금입니다.
지난 12일, 이재명 대통령께서 새만금개발청 업무보고를 받는 자리에서 새만금이 전북도민에게 ‘희망 고문’이라는 말씀을 하셨습니다. 도민들 사이에서 이미 회자되던 낯익은 단어였습니다. 뼈아프지만 전북의 현실을 정확히 짚은 진단입니다.
애초 계획대로라면 새만금 개발사업은 2004년에 마무리되었어야 합니다. 1998년까지 외곽공사를 마치고, 2004년까지 내부개발을 완료한다는 계획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숱하게 멈추기를 반복했고 정권마다 버전을 바꿔부르며 기본계획을 변경했습니다. 34년 동안 삽질을 했지만 아직도 끝을 가늠하기가 어렵습니다. 새만금이 전북이 아닌 다른 지역에 있었어도 이랬을까, 싶은 것이 솔직한 심정입니다.
2. 전북도민은 기다려왔습니다.
우리 도민은 새만금에 ‘빅피처’를 그려달라고 요구한 적이 없습니다. 국가가 세운 계획이니, 다른 국책사업들처럼 정상추진하여 속도를 내달라는 것뿐이었습니다. 새만금에서 대한민국의 미래를 열어갈 수 있기를 바랐던 꿈, 그 간절한 꿈이 전북도민이 가진 전부였습니다. 사시사철 풍요로웠던 바다를 막았을 때 몸부림치던 어민들이 있었습니다. 그 눈물 위에 메워진 땅이 새만금입니다. 눈물 위에 한숨이 쌓이고 분노가 섞이고 자조가 또아리를 틀었습니다. 오죽하면 스스로 ‘희망 고문’이라 했겠습니까? 새만금이 죄가 없듯이, 전북도민도 죄가 없습니다. 이제 고문을 멈추고 희망으로 가야 합니다.
3. 희망을 바라보며 왔습니다.
34년의 세월은 더디었지만, 그 속에서 피어난 희망도 있습니다.
내부 십자도로가 완성되었고, 새만금∼전주간 고속도로도 개통되었습니다. 내년이면 새만금 신항만도 개항을 합니다. 내부용지 매립이 50%에 이르지는 못했지만, 기업들의 투자 요청이 쇄도하고 있습니다. 스마트 수변도시 분양도 시작되었습니다.
이제 새만금이 결실을 맺을 수 있도록 정부가 속도를 내준다면, 30년 후가 아니라 빠르면 5년, 늦어도 10년 이내에 새만금이 우리 앞에 가시화될 것입니다.
4. 가장 필요한 것은 속도입니다.
새만금에 가장 필요한 것은 속도입니다. 30년 전에도 그렇고 지금도 그렇습니다.
지금까지 새만금 개발을 가장 크게 가로막아 온 것은 ‘구조적인 제약’입니다. 민간투자를 전제로 한 개발, 반복되는 예비타당성조사, 광역 기반시설에 대한 국비 지원의 한계, 그리고 매립 자체를 둘러싼 절차적 불확실성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며 사업 추진 속도를 저하시켜 왔습니다.
특히 민간투자를 전제로 한 매립·개발 방식은 현실과 괴리가 큽니다. 선(先)매립·선(先)기반시설 구축 없이 민간투자를 유도하는 구조로는 기업을 유치하기 어렵고, 이는 다시 사업 지연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을 반복해 왔습니다.
이 반복을 멈추기 위해서는
첫째, 새만금 전역을 메가샌드박스 규제 완화로 특구화하여, 투자·입지·인프라·재정이 결합된 국가 차원의 정책 패키지로 실질화해야 합니다.
둘째, 민간투자에 과도하게 의존한 개발 구조에서 벗어나, 국가가 책임지고 매립과 광역 기반시설을 선제적으로 구축해야 합니다.
셋째, 예비타당성조사는 ‘새만금 조기완성’이라는 국정과제의 속도감 있는 이행을 저해하지 않는 범위에서 합리적으로 적용하거나 면제하여, 사업 추진의 예측 가능성을 높여야 합니다.
넷째, 도로·전력·용수·폐수처리 등 광역 기반시설은 지방의 부담이 아닌 국가 재정으로 책임 있게 지원해야 합니다.
5. 국가적 결단과 실행력이 필요합니다.
대통령님께서 말씀하신 것처럼, 이제는 현실을 인정하고, 할 수 있는 것부터 신속하게 실행해야 합니다. 가능한 사업의 범위와 기한을 정하고 국가적 결단과 실행이 뒤따라야 합니다. 사업의 주체별로 개발계획을 명확히 하고, 성큼성큼 앞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새만금의 성공은 전북만의 것이 아니라 대한민국의 것입니다. 서울 면적의 2/3에 달하는 광활한 부지, 무엇이든 할 수 있는 가능성의 땅, 국가전략 미래첨단산업의 전진기지로서 새만금은 충분한 경쟁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국가정책 테스트베드로서 최적지이자, 글로벌 첨단산업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서 반드시 필요한 땅입니다.
국토가 비좁은 대한민국에서 이만큼 광활하고 자유로운 땅을 다시 찾기란 거의 불가능합니다. 태양광과 풍력 등 RE100을 기반으로 한 에너지 전환, AI와 첨단 제조업, 이차전지와 미래 모빌리티, 글로벌 물류와 신산업까지, 한꺼번에 해결가능한 대한민국의 유일한 땅입니다. 그래서 새만금은 전북도민만의 희망이 아니라 대한민국의 미래가 되어야 합니다.
6. 꿈을 이루고 길을 열겠습니다.
전북특별자치도는 이번 대통령 업무보고를 계기로 새만금에 속도를 더하고 기회를 만들어가겠습니다. 새만금개발사업 기본계획 변경 과정에서 전북의 입장이 반영될 수 있도록 총력 대응하고, 그 어떤 상황에서도 지치거나 포기하지 않을 것입니다. 새만금이 계획과 논쟁 속에 머무는 공간이 아니라, 국가 전략이 현장에서 완성되는 공간으로 전환될 수 있도록, 사력을 다해 대응하겠습니다. 정부, 국회는 물론이고 새만금개발청 등 관계기관과 적극 협력하여 전북도민의 꿈을 이루고 대한민국의 길을 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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