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무를 심기 가장 좋은 때는 20년 전이었다. 두 번째로 좋은 때는 지금이다."
국가정보자원관리원 화재로 며칠째 정부 전산시스템이 마비된 지금, 우리는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선택에 직면했습니다.
저는 오늘 이재명 대통령께 직접 제안드립니다. 13조원의 현금을 살포하는 포퓰리즘 정책 대신, 그 돈으로 대한민국의 디지털 인프라를 완전히 새로 구축하십시오. 현금은 쓰고 나면 사라지지만, 제대로 된 디지털 인프라는 영구적 자산이 됩니다.
이번 사태의 본질을 직시해야 합니다. 대구와 광주에 분원이 있었지만 작동하지 않았습니다. 애초에 지리적 이중화를 위해 설계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애초에 고가용성을 염두에 두지 않고 설계된 시스템은, 솔직히 말씀드리면 다시 만드는 수준까지 가야 할지도 모릅니다.
평소 주 4.5일 근무 같은 장밋빛 미래를 그리시던 대통령께서 이제 와서 공무원들에게 밤샘 복구를 지시하시는 모습이 아이러니합니다. 하지만 이것은 사람의 문제가 아닙니다. 구조적으로 잘못 설계된 시스템은 아무리 노력해도 한계가 있습니다. 이것은 근본적인 리팩토링이 필요한 문제이고, 여기에는 충분한 예산과 시간이 필요합니다.
더 심각한 문제가 있습니다. 원래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것만큼 어려운 것이 배포하고 관리하는 것입니다. 17,060개의 정부 시스템 중 개발 시점이 오래된 시스템들은 단기간에 재설치와 복구가 사실상 불가능할 것입니다. 정부는 이 사실을 국민께 매우 솔직하게 알려야 합니다.
일부 시스템은 개발자도 떠났고, 문서화도 제대로 되어 있지 않으며, 심지어 소스코드조차 제대로 관리되지 않은 경우도 있습니다. 이런 레거시 시스템들은 복구에 수주, 어쩌면 수개월이 걸릴 수도 있습니다. 국민께 거짓 희망을 주기보다는 현실을 있는 그대로 알리고, 근본적인 해결책을 찾아야 합니다.
불이 꺼지고 시스템이 복구된다고 해서 위협이 사라지는 게 아닙니다. 이 구조적 결함을 완전히 치유할 때까지 위험은 계속 존재합니다. 작년 행정망 마비, 2022년 카카오 사태, 매번 반복되고 있습니다.
2008년부터 시작된 전자정부표준프레임워크는 과거 우리나라의 표준화된 전자정부 구축을 위해 중요한 역할을 했습니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이제는 일반적인 젊은 개발자들이 개발하는 환경과 너무 괴리되어 '그들만의 리그'를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젊은 개발자들은 최신 기술 스택으로 개발하다가 정부 프로젝트에서는 20년 전 방식으로 개발해야 합니다. 이런 환경에서 어떻게 우수한 인재들이 정부 시스템 개발에 참여하겠습니까? 프레임워크 업데이트 주기도 너무 느려서 최신 안정화 버전과의 격차가 계속 벌어지고 있습니다. 보안 패치와 성능 개선이 제때 반영되지 않으면 시스템 전체가 취약해집니다.
17,060개의 정부 시스템이 외주 업체들에 의해 중구난방으로 개발되어 있고, 프로젝트가 끝나면 개발자들이 떠나버려 문제가 생겨도 고칠 사람이 없습니다. 정부가 직접 개발 역량을 갖추지 못한 채 외주에만 의존하는 현실이 오늘의 사태를 불러왔습니다.
그래서 저는 구체적으로 제안합니다.
첫째, 정부 시스템 고가용성 보장을 위한 법제 강화. 현재 '클라우드컴퓨팅 발전 및 이용자 보호에 관한 법률' 등에 고가용성 관련 조항이 있지만 충분하지 않습니다. 모든 정부 핵심 시스템의 99.99% 가용성과 지리적 이중화를 구체적으로 의무화하는 별도 법안이 필요합니다.
둘째, IT 인프라 현대화 특별 예산 편성. 매년 IT 예산의 30% 이상을 시스템 현대화에 의무 배정. 장애복구와 이중화 비용은 '매몰비용'이 아니라 '필수 투자'.
셋째, 정부 시스템 전면 재구축 10개년 계획. 대전-광주-대구가 각각 독립적으로 전체 서비스를 운영할 수 있는 진정한 이중화 시스템 구축.
넷째, 전자정부표준프레임워크 전면 현대화. 젊은 개발자들이 실제로 사용하는 최신 기술 환경과의 괴리를 줄이고, 다양한 언어와 기술 스택을 유연하게 도입할 수 있도록 개방.
다섯째, 정부 직접 개발 역량 확보. 디지털 인재 특별 채용으로 핵심 시스템은 정부가 직접 개발·운영.
대통령께서는 이 문제의 근본적 해결을 위해 직접 나서주시기 바랍니다. 이번 사태는 단순한 사고가 아니라 우리나라 디지털 인프라가 얼마나 취약한지를 보여준 경고입니다.
국민이 365일 24시간 안정적으로 행정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 이것이야말로 진정한 민생이고 국가의 기본 책무입니다. 현금을 뿌리는 단기적 인기 정책보다, 미래 세대를 위한 디지털 인프라 투자가 진정한 국가의 역할입니다.
개혁신당은 이런 건설적인 정책에는 여야를 떠나 적극 협력할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나무를 심기 가장 좋은 때는 20년 전이었지만, 두 번째로 좋은 때는 바로 지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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