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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정일보
  • 최민호 세종특별자치시장, - 그 책의 가치와 가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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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의정일보suyu1456@naver.com일자: 2025-04-29 1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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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민호의 월요이야기 제94호(2025.4.28.)]


    - 그 책의 가치와 가격 -


    “한 개의 달이 천 개의 강을 비추듯, 내 사랑은 그대 천 개의 마음을 품는다오. 줄리엣...”


    셰익스피어의 작품 중 로미오가 이런 사랑의 말을 줄리엣에게 되뇌어 곧 이 말이 전 세계 연인들의 사랑고백으로 인용되는 싯귀가 되어 버렸다면...


    그러나 이 고백은 셰익스피어의 로미오가 줄리엣에게 한 고백이 아니었습니다.


    셰익스피어보다 120년 정도 앞선 시기의 어느 왕이 왕비에게 한 말이었습니다.
    그 고백은 왕비를 잃은 왕의 애절함이 넘쳐 비쳐져, 온 세상에 알려진 싯귀는 아니지만 그 명문은 600년 세월이 지나도 달빛처럼 바래지 않습니다.


    ‘ᄃᆞ리 즈믄 ᄀᆞᄅᆞ매 비취요미 ᄀᆞᆮᄒᆞ니라 (달이 천 개의 강에 비취나니)’


    이 싯귀를 지은 왕은 바로 세종대왕이었습니다.


    “월인천강지곡(月印千江之曲)”


    한글을 창제하신 세종대왕께서 사랑하는 아내 소헌왕후가 세상을 떠나자 이듬해인 1447년 한글로 글을 지어 부처님께 바쳐 아내의 명복을 빌었습니다.


    윗글은 달이 천 개의 강에 비치는 노래로서 월인천강지곡 상권에 수록된 194곡 가운데 첫 곡의 내용 이자 이 책의 제목을 말해주는 구절입니다.


    조선은 불교를 억압하고 유교를 숭상했던 왕조였습니다. 그러나 세종대왕께서는 한글의 유통과 확산을 위해 국가의 이념(숭유억불)과는 배치되지만 백성들 사이에 널리 퍼져 있는 불교를 찬양하는 노래를 한글로 지으셨던 것입니다.
    바로 ‘애민 정신과’ 아내 사랑‘의 마음을 월인천강지곡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월인천강지곡‘은 용비어천가(龍飛御天歌)와 함께 한글 활자로, 같은 해(1447년) 펴낸 한글과 금속 활자라는 출판인쇄사를 연구하는 데 유일한 최고의 자료입니다.


    종교성과 문학성을 조화, 통일시킨 장편서사시로서, 인도문학의 걸작이라는 『불소행찬(佛所行讚)』과 대비되는 명작으로 평가됩니다.


    최초의 한글활자본으로서, 중세국어의 언어를 연구하는 데에 없어서는 안 될 가치가 높은 유물이라 할 수 있습니다.


    내용이나 구조 및 표현에 있어서도 완벽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데, 음곡(音曲)에 의하여 가창(歌唱) 됨으로써 거기에 알맞은 운율로 조화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전체의 묘사에서 서경이나 서정이 뛰어나고 수사법이 고루 갖추어진 명작입니다.


    이처럼 귀한 국가의 국보(320호)이자 인류사의 유물인 ’월인천강지곡‘을 우리 한글문화도시인 세종시에 이 책의 소유주인 ㈜미래엔이 업무협약을 맺어 기탁하기로 했습니다.


    2026년 세종시립 박물관이 완공되면 우리 박물관에 기탁하기로 한 것입니다.
    내년이면 이제 월인천강지곡은 한글문화도시 시민들인 우리 시민들과의 만남을 앞두게 되었습니다.


    월인천강지곡의 가치를 어찌 가격으로 환산할 수 있을까요.
    국문학자들은 굳이 환산한다면 1조 원도 넘을 것이라 합니다.


    우리는 이 월인천강지곡을 유네스코 세계 문화유산으로 등재시키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월인천강지곡(月印千江之曲)은 이미 1991년 우리나라의 유엔(UN) 가입 기념물로 UN에 보존되고 있습니다


    “천 년”은 간다는 특별한 한지로 전문가가 복원하고, 그것을 인쇄했던 당시의 활자를 재주조한 조형물로 제작한 것입니다.
    그리하여 한국이 구텐베르크보다 먼저 금속활자를 만들어 책을 만든 나라임이 세계에 알려지게 될 것이란 의미에서 기증된 것입니다.


    월인천강지곡은 1447년에 쓰였으니 구텐베르크의 금속활자 책(1450년)보다 앞섭니다.
    막강한 한자문화의 지배권에서도 주눅 들지 않고 독창적인 한글을 창제해 인쇄까지 한 나라라는 것을 전 세계에 알린다는 메시지가 있는 책인 것입니다.


    저는 얼마 전 일본과 베트남을 다녀왔습니다.
    그곳에서 저는 미래의 수도이자 한글문화도시인 세종을 알리는 일에 주력했습니다.


    이미 한글은 세계의 주요 언어로 자리매김하고 있습니다.
    베트남의 경우, 영어와 함께 한국어는 제1외국어로 자리 잡고 있었습니다.
    한글문화도시 시장으로서 참으로 가슴 뿌듯한 일이 아닐 수 없었습니다.


    이번 월인천강지곡의 기탁은 세종시의 정체성 확립에 시금석이 됨은 물론 박물관도시를 지향하는 세종시에 한 빛을 더해 준 천 개의 강에 비쳐진 달과 같은 책인 것입니다.


    월인천강지곡에서 세종대왕이 직접 지은 글들을 보며 위대한 정치가이자 문학가이기도 했던 세종대왕의 후광을 또 한 번 감읍하며 그 가치를 접하게 됩니다.


    - 세종특별자치시장 최민호 -


    [의정일보=의정일보] suyu1456@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