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조국혁신당 혁신정책연구원장, 버티면 결국 물러난다... 민주당과 정부가 지킨 것은 상위 1%의 이익

《거주냐, 비거주냐가 아니라 보유한 자산의 가치가 과세의 기준이 되어야 한다》
결국 정부가 세제 개편안을 발표한 지 29일 만에 민주당의 정치적 요구를 수용했다. 비거주 1주택자의 종부세 공제를 9억 원으로 낮추려던 계획을 12억 원으로 원상 복구했고, 세 부담 상한선도 200%에서 150%로 묶어 두었다. 오히려 실거주 1주택자에 대한 공제는 12억 원에서 14억 원으로 확대했다. 이렇게 되면 비거주 1주택자는 공제 금액이 현행과 동일하게 유지된다. 비거주 1주택자에 대한 과세가 강화되기는커녕, 종부세 과세 대상 자체만 줄어든 것이다.
비거주 1주택자 또는 비거주 1주택자가 되려는 사람의 불만을 민주당이 수용하고, 정부가 이에 따라 ‘유턴’한 결과다. 지난해 전국 주택 소유자 1,597만 6천 명 가운데 종부세를 내는 사람은 3%에 불과했다. 그중에서도 1가구 1주택자로 좁히면 그 비율은 1% 수준이다. 민주당은 “중산층과 서민의 정당”임을 자처해왔다. 그러나 이번 결정으로 민주당과 정부가 지킨 것은 상위 1%의 이익이다.
거듭 강조하지만, 노무현 정부가 도입한 종부세의 본질은 형평성이다. 종부세의 목적은 세수 확보가 아니라 ‘공평 과세의 실현’이다. 다주택을 보유하거나 고가주택을 보유하면, 그 편익에 상응하는 세 부담, 즉 ‘사회적 책임’을 요구해야 함은 당연하다. 요컨대, 거주냐, 비거주냐가 과세의 기준이 되어서는 안 되며, 보유한 자산의 가치가 과세의 기준이 되어야 한다. 실거주하기 힘든 고가 1주택자를 배려하기 위하여 과세의 원칙을 포기하는 것이 맞는가.
그리고 정부의 원안으로 강남권 고가주택의 급매물이 증가하고 있었는데, 이 흐름도 후퇴할 것이다. 원안이 유지되었다면, 실거주하지 않고 전세를 놓은 고가 1주택자는 매도하거나 실거주로 전환하는 선택을 했을 것이나, 이제 그래야 할 이유가 약화되었다.
정부가 공평 과세와 부동산 개혁이라는 분명한 목표를 세웠다면, “닥치고 공급” 정책을 펼침과 동시에 과세의 원칙을 뚝심 있게 밀고 나갔어야 했다. 2028년 총선을 생각하면, 올해 하반기가 적기였다. 그러나 민주당과 정부는 상위 1%의 반발에 후퇴했고, 시장에 “버티면 결국 물러난다”는 믿음만 강화해주었다.
이번 ‘유턴’은 2028년 총선에 부정적 영향이 있을 것이라는 두려움때문에 과세의 원칙을 접은 것이다. 직설적으로 말한다. 민주당과 정부는 지난 총선과 대선에 표를 준 국민의 이익에라도 충실하길 바란다. 세금 부담이 줄어든 비거주 고가 1주택자가 이번 후퇴에 감사하며 민주당과 정부를 지지할 것 같은가. 이번 ‘유턴’으로, 표를 주었던 국민들의 마음만 잃을 수 있다.
[의정일보=송인경] uijeong.net@gmai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