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근식 서울특별시교육청 교육감, 학생 수가 줄었다고 교육의 부담까지 줄어든 것이 아닙니다

<학생 수는 줄어도 교육재정의 무게는 줄지 않습니다>
어제(7월 29일) 서울시교육청에서 대한민국교육감협의회 주최로 「지방교육재정 안정화를 위한 공개토론회」를 열었습니다.
교부금 개편을 주장하는 논리는 단순합니다.
“학생 수가 줄었으니 교육재정도 줄여야 한다.”
그러나 그 말이 맞으려면 아이 한 명이 줄어드는 만큼 한 아이를 제대로 키우기 위해 국가와 학교가 감당해야 할 책임도 가벼워져야 합니다.
하지만 교육은 나눗셈으로 가벼워지는 일이 아닙니다.
아이 한 명 한 명이 이미 온전한 무게를 지니고 있기 때문입니다.
2024년 학생 수는 1.5% 줄었습니다. 그러나 학부모가 부담한 사교육비는 오히려 2조 1천억 원 늘어 29조 2천억 원에 이르렀고, 사교육 참여율은 사상 처음 80%를 기록했습니다.
학생 수가 줄었다고 교육의 부담까지 줄어든 것이 아닙니다.
그 부담이 국가의 손에서 학부모의 어깨로 옮겨갔을 뿐입니다.
토론회에 참석한 여미애 전국학부모회 운영위원장님은 국가가 책임져야 할 교육비용을 가정이 대신 부담하고 있는 현실을 지적했습니다.
고민정 국회의원님은 아직도 재래식 화장실이 남아 있는 학교의 현실을 이야기했습니다.
이은정 한국초등교장협의회 대변인님은 학생 수가 17.46% 감소하는 동안 학교 수는 오히려 늘었고, 전국 학교 건물의 43%가 지어진 지 30년이 넘었다고 밝혔습니다.
조용식 울산교육감님과 윤건영 충북교육감님은 반복되는 세수 결손과 교육재정의 불안정으로 시도교육청이 쌓아두었던 기금마저 빠르게 고갈되고 있다고 호소했습니다.
김동석 한국교총 교권정책본부장님은 현재 거론되는 개편안이 현실화되면 2030년 교부금이 약 12조 1천억 원 줄어들어 지역별 교육 여건에 감당하기 어려운 타격이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학생 수 감소는 교육 수요의 소멸이 아닙니다.
교육 수요의 변화이자 재편입니다.
기초학력과 특수교육, 돌봄과 마음건강, 학교폭력 예방, 교육활동 보호, 노후 학교 개선, 디지털·AI 교육 등 공교육이 책임져야 할 영역은 오히려 넓어지고 있습니다.
이 비용을 국가가 감당하지 않으면 결국 그 부담은 가정으로 돌아갑니다. 그리고 감당할 수 있는 가정과 그렇지 못한 가정 사이의 교육격차는 더욱 커질 것입니다.
대한민국교육감협의회장으로서 분명히 말씀드립니다.
첫째, 내국세의 20.79%를 지방교육재정교부금으로 확보하는 현행 원칙은 유지되어야 합니다.
둘째, 학생 수 감소만을 근거로 교육재정을 일방적으로 축소하는 논의는 중단되어야 합니다.
셋째, 교부금 개편 논의에는 교육 현장과 학부모, 시도교육청이 실질적으로 참여해야 합니다.
정부는 9월 초 예산안 확정 전까지 논의를 마무리하겠다는 방침입니다. 시간이 없습니다.
대한민국교육감협의회는 이번 토론회에서 확인된 데이터와 교육 현장의 목소리를 국회와 정부에 정확히 전달하겠습니다. 교육재정의 안정성을 지키고, 우리 아이들의 배움과 미래를 지킬 수 있도록 끝까지 책임을 다하겠습니다.
교육재정을 지키는 일에 시민 여러분께서도 관심을 가지고 함께해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의정일보=정다이] ujilbonews@gmai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