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현 녹색당 공동대표, 선거가 끝나고...

선거가 끝나고
일상 업무로 복귀했습니다. 월요일엔 2주 만의 사무처 회의와 선대본 회의를 했습니다. 화요일이 녹색당 담당일이라, 어제(벌써) 오전엔 가덕도신공항, 신규핵발전소 건설 저지 1인 시위를 했고, 이어 613 정의로운전환 노동자 시민 대행진 조직, 성평등교육 체계 마련 등을 위한 교육위-대표단 간담회, 조직강화TF 회의 등을 밤까지 쭉 이어서 했습니다.
선거라는 특수한 사건 속에서 보내는 긴장되고 절박한 텐션은 조금 느슨해졌지만, 선거는 끝이 아닌 시작임을 상기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제 평가의 시간이 다가옵니다. 무엇을 잘했는지, 또 무엇을 놓쳤는지 하나하나 짚어보고 다음을 위한 갈무리를 할 시간입니다.
제주에서의 3% 득표는 우리에게 다음 걸음을 위한 소중한 씨앗입니다. 모든 의석을 정당 지지율에 따라 배분한다고 가정하면, 단순 산술상으로는 제주도의회 45석 중 1석(1.35석)의 가치를 지닌 지지율입니다. '제2공항 백지화'를 내건 선거에 전국적인 지지선언이 이어졌고, 신공항 저지 투쟁의 상징성도 보다 커졌습니다. 3%를 단단한 기반으로 만들면서, 이번에 미처 투표로까지 이어지지 않았던 제2공항 반대 도민들을 비롯, 지금부터 한 분 한 분의 지지자를 일찌감치 조직해나가면서 다음 선거를 예비해야할 것입니다.
녹색당은 이번 지방선거에서 허승규의 이름으로 안동에서 작은 희망을 일구어냈지만, 이 '인간승리'의 감동은 역설적으로 단 한 명의 당선이 너무나 힘겨운 상황조건을 배경으로 하고 있습니다. 녹색당의 처지만은 아닐 것입니다.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꾸는 정치개혁과 어쩌면 그보다 중요한 아래로부터의 지각변동이 없다면, 대부분의 몫 없는 이들은 앞으로 아주 긴 시간 제도정치 바깥에서 너무나도 힘겨운 투쟁을 이어가야할 겁니다.
'내란세력 심판'을 외친 민주당 세력이 담아내지 못한 수많은 유권자들의 선택이 국민의힘으로 간 것은 뼈아픕니다. 서울에서 오세훈 시장 당선과 더불어민주당을 앞선 국민의힘 비례 득표율 등은 거대양당의 정치 독점이 우리가 생각한 것보다 훨씬 더 뿌리깊음을 보여줍니다. 여기에 최소한의 민주주의조차도 훼손한 투표용지 부족 부실선거 사태는 어쩌면 앞으로 오랜 정치적 혼란을 야기할지 모릅니다. 그래서 '(일부 지역) 재선거' 요구에 대해 깊은 고민이 듭니다. 요며칠 이를 둘러싸고 치열하게 제기되는 논의들을 하나하나 살펴보고 있습니다. 관련한 녹색당의 입장을 곧 정하겠지만, 당무위에서도 최대한 숙고하려고 합니다.
6.10 민주항쟁 39주년을 맞은 오늘, 우리의 민주주의는 갈 길이 너무나도 멀고, 녹색당도 저도 어깨가 매우 무겁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작은 승리'를 만들어낼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법을 이미 알고 있다는 것이 꽤 위안이 됩니다. 적어도 가장 성실하고 꾸준하게, 오래 진심으로 하는 일이 이루어질 수 있다는 사례는 증명된 것이니까요.
이번에 당선된 녹색・진보 지방의원들의 차별화된 활동이 도약의 발판이 되기를 바라는 한편, 비록 원외에 있을지라도, 원외에 있기에 누구보다 현장과 가까운 진보정당・노동・사회운동이 다음번엔 더 많은 승리를 이루어낼 수 있도록, 더 치밀하게 도약을 준비해야겠다 각오를 다져봅니다.
아침에 눈을 뜨면 또 거대한 과제와 씨름하게 되겠지만, 일단 푹 자고 맞이해야겠습니다.
선거 끝나고 다들 여러모로 마음이 심란하시겠지만, 충분한 휴식과 수면을 취하실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나저나 아침에 출근길 유세 안 나가는 게 어색하군요^^;; 다들 정말 고생 많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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